
현호와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간 비자받기가 너무 번거롭고 돈이 아까워 가볼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무비자 소식이 들리자마자 매일같이 중국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의 수많은 도시 중에 칭다오를 고른 이유는 돈 때문이다.
항공권과 호텔 요금을 합해 30만 원이었다. 지난번 홍콩에서처럼 어디 무늬만 호텔인 곳을 다녀온 것이 아니다. 르메르디앙 칭다오에서 3박을 묵었다. 라운지와 조식 뷔페를 포함한 가격이니 맘 같아선 공짜라고 하고 싶다.


칭다오 여행에서 여행 경비만큼이나 짜릿한 건 대륙적 기운이다.
우리나라에선 상상할 수 없는 교통 체계와 건물의 양상, 결제 시스템 등 정신이 아찔해질 만큼 다른 환경들이 있다.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는 차를 볼 때면 보행자가 볼링핀처럼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데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는다.


유튜브 여단오에서 말하는 중티가 어디 있나 했는데 그냥 고개를 올려 건물만 봐도 중티가 좔좔 흐른다.
우와 저런 건물이?!!! 하는 것이라기 보단 아 왜 저래;;;ㅋㅋㅋㅋ 하는 의문 섞인 웃음을 짓게 된다


그들도 영어를 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기에, 원래도 토막 나있는 나의 영어를 더 썰어서 날려도 모든 상황이 해결된다. 다 같은 큐알 결제라도 가게마다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나를 혼내는 것 같은 그들의 음성을 듣다 보면 결제가 돼있다.
어딜 가든 혼을 싹 빼앗기는데 그 재미가 정말 상당하다. 칭다오가 이런데 상하이는? 베이징은? 청두는?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대륙적 기개를 배워 나도 입밖으로 소리를 맘껏 내고 웃었더니 매일 밤 호텔에서는 연가시가 몸속에 있는 것처럼 목이 말랐다. 매일 여섯 병 이상의 물을 해치웠다. 물을 저만큼 마시니 청소를 해주는 분께서 물을 매일 6병씩 세팅해두셨다. 바로 옆건물에서 헤이티를 처방 받아서 저정도지 아니었으면 매일 10병이 필요했을 것 같다.

50만원 남짓으로 3박 4일을 알차게 보냈다.
중국 정부가 모든 화장실의 변기를 양변기로 대체하는 화장실 혁명을 하면 평생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던 칭다오(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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