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이반지하의 글 ‘니네는 뭐랄까’에서 빌려왔다. 글의 내용은 무관하다)

지난달에는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일본은 처음이었는데 하필 처음 찾은 곳이 한국과는 너무도 가까운 후쿠오카여서 그런지, 아니면 일본이란 나라가 원래 그런 건지, 하여튼 간 내가 큰 물음을 남겼다.

후쿠오카는 뭐랄까?
좋은 듯 좋지 않았다.
뭐가 좋냐면 매 끼니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넓은 인도를 따라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것이 좋다. 뭐가 좋지 않냐 하면 좋지 않은 것이 특정하게 떠오르진 않는다. 특별히 좋지 않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올해 다녀온 태국, 대만, 홍콩 모두 여행을 가서 너무 좋고 신난다는 기분을 느꼈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국에서도 첫날이지만 너무 새롭고 신이 난다. 일본에선 그런 적이 없다. 크게 낯선 풍경이 아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정확하게 이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이 점에 대해 더 생각해 보면 묘한 지점이 하나가 있다. 풍경과 음식, 문화 같은 것들은 보고 들어 익숙한데 언어로 소통되지 못한 때가 많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대부분의 소통은 어색한 얼굴을 하고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어찌저찌 끝을 맺었다. 아주 가끔 영어나 한국어가 능통한 사람을 만나면 절을 하듯 인사를 몇 번이고 했다. 그들은 아주 귀해서.


앞으로 일본을 몇 차례 더 다녀오고 나면 이 감상의 이유를 알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니면 좋으면서 좋지 않고, 그럭저럭 괜찮은 이 여행의 감상을 좋아하게 될 수도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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