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누나가 할 마음을 먹었으면 하라고 했다. 2020년 1월 8일자 비밀보장에서. 류블랴나 호스텔에서 만난 한성호씨가 일기를 쓰는 것을 보고 나도 일기를 써보기로 마음 먹었다. 앞으로 내가 매일 쓰기를 바란다. 아니 바라지 말고 써야지.
코페르(Koper)를 버스를 타고 지날 때 바다와 설산이 함께 보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혹시 내가 더 유명하고 덜 아름다운 곳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코페르에서 본 바닷빛이 그대로 피란에도 있다. 설산은 없지만 너른 바다는 역시 익숙하고 편안하고 좋다. 내일은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자리를 옮겨 점심을 먹어봐야지. 노트북을 들고 가서 아무거나 적어보는 것도 하고 싶다.
어제는 블레드에 갔다 왔고 오늘은 피란에 와있다. 피란은 아마 류블랴나와 블레드보다 더 조용하다. 저녁 8시가 안 되어 광장에 나갔을 때, 잠깐이지만 그 광장에 사람이라곤 나 하나뿐이었다. 너무 조용해서 한동리의 유럽 버전인가 했다. 이 나라가 조용하다는 사실에 5일째 감탄 중이다. 온갖 익숙한 것들은 다 없고, 사람도 없고, 물가도 비싼 이 나라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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