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우발적 글쓰기25 산책의 효능, 마음을 줄여준다 힘들어서든, 기뻐서든 마음의 크기가 너무너무 커지는 날이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걷는다. 일종의 의식 같은 건데, 팽팽하게 부푼 풍선이 되어버린 마음을 잠재우는 데에 효과가 아주 좋다. 보통 광화문에서 혜화까지 걷는다. 그걸로 안 되는 날에는 수유까지 냅다 걷는다. 2021.01.19 - [용두사미/하루의 면면] - 2021 SS 잇-템, 종로구 도보 여행 2021 SS 잇-템, 종로구 도보 여행 내겐 계획하기를 즐겨하는 친구가 둘 있다. 태형이와 륜형이다. 둘은 아주 분주하게 계획을 꾸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결이 좀 다르다. 태형이는 모든 행사를 꼼꼼히 계획하기를 좋아한 rootpakk.tistory.com 2021 Spring/ Summer 시즌 상품인 냥 내놓았지만 사시사철 아주 좋은 도보.. 2021. 12. 7. 한숨 뿌셔! 허벅지 뿌셔! 본격 뿌셔뿌셔 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희극인이자 작가인 박상영의 첫 장편소설 를 읽었다. 태어나서 읽은 소설 중 가장 크게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은 소설이다. 삼일에 걸쳐 환호를 하고, 한숨을 쉬고, 내 몸 여기저기를 치며 읽었다. 처음엔 스무 페이지에 한 번씩 쉬다가 나중엔 세 페이지에 한 번씩 쉬어가야 했다. 마음이 너무나도 크게 동해서 내 머릿속 어딘가가 크게 고장 났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도윤도를 구속 수감시켜야 한다고 K형에게 강하게 주장했다. 그도 크게 동감했다. 아마 책을 다 읽은 독자들 모두가 도윤도를 체포하러 가는 데에 동참할 것 같기도 하다. 도윤도는 존나 유죄다. 아주 여러모로. 도윤도를 낳은 박상영 선생님께도 조금의 잘못을 떠넘기고 싶다. 이렇게까지 사람을 힘들게 하실 필요가 있었나요? 물론 덕분에 삼일 동안 행복했.. 2021. 12. 2. 멋진 나무와 멋진 말 점심 약속을 마치고 종묘를 걸었다. 나무와 낙엽의 향기가 그득한 곳에서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생각 끝에 새로운 무언갈 할 수 있게 됐다. 거절이다. 조용한 종묘를 걸으며 멋지게 거절하는 법과 그 거절을 멋지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사실 내가 한 거절이 멋있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거절에 돌아온 응답이 너무나도 멋있어서 내 거절까지 괜찮아 보였다. 멋있는 어른에게서 거절을 멋지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아주 귀한 경험이라서 기록하고 싶었다. 멋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모아서 멋진 어른 비슷한 거라도 되어야지. 그래야지. 2021. 11. 11. 재미있는 요즘 요즘 새로운 감정들을 많이 느끼고 산다. 전에 없던 새로운 감정은 아닐 테지만, 정말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한껏 새롭다. 새로운 풍경들은 없지만 새로운 사건들이 있어서 심심할 틈이 없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투에이엠 형들을 다시 덕질하는 것도 재미있다. 전에는 그냥 지나가기만 하던 밥집을 들어가 보는 버릇도 생겼는데 이 재미도 크다. 혼자 곱창을 구워 먹기도 하고 와인 한 병을 모조리 비우기도 했다. 전부 맛있는 것들이어서 좋기도 했지만 안 해본 것이라 더 좋았다. 새롭고 재밌는 일을 더 찾아보도록 해야지. 2021. 11. 7. 며칠 간 마주친 아름다운 것들 봄이라 아름다운 것들과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이 잔뜩이다. 좋은 향이 나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면 지척에 꽃이 있다. 꽃을 골똘히 볼 수 있도록 날씨가 도와준다. 잔잔하게 선선한 바람이 분다. 볕을 충분히 받을 수 있게 하늘이 맑다. 거기에 신난 개들과 나른한 고양이들도 꽃들 옆에서 귀여운 풍경이 되어준다. 지척도 지척이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잔뜩 몰아서 보려면 풀과 나무가 가득인 곳에 가야 한다. 며칠 간 그런 곳 두 곳에 다녀왔다. 지난 일요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늘은 덕수궁에 다녀왔다. 각각의 장소에서 본 것들이 너무 아름다워 마음에 크게 일렁였다. 그래서 꼭 글로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 생일 잔치 일정 중 하나였다. 해방촌에서 먹으려던 점심을 경.. 2021. 4. 15. 이전 1 2 3 4 5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