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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하루의 면면

그랜드 조선 제주, 의외다

by 루트팍 2023. 5. 9.
아리아 조식 짱 맛있다

 
생일을 맞이하여 그랜드 조선 제주에 다녀왔다. 그냥 호텔을 가놓고 생일을 기념한다는 핑계를 붙인 것에 가깝다. 생일이 한 달은 더 지난 지금도 생일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또 다른 호텔에 와있기 때문이다. 그치만 생일 근처에 호텔을 찾을 땐 무조건 생일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좋다. 콩고물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일이라고 메모를 남기니 풀사이드뷰로 배정을 해주시어 룸에서 멀리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다. 모름지기 바닷가 호텔에 묵을 땐 멋진 풍경이 오롯이 보이는 것이 퍽 좋다. 계단식 논 같은 정원이 아주 예쁘진 않았지만 주차장이 보이는 쪽보다는 아무렴 좋았다. 방은 넓고 편안한 분위기를 가져 마음에 들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에서처럼, 방이 주는 만족감이 크니 애써 다른 좋은 점을 찾지 않고도 호텔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라운지 귀엽다

 
이 호텔은 의외인 점이 많다. 호텔 내부의 디자인과 색감을 통통 튀는 것으로 해두어 젊은이들을 타겟팅 했나 싶지만, 의외로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어른들을 위해 편안한 호텔인가 싶지만, 의외로 산책로나 즐길거리가 어르신용이 아닌 것 같이 생겼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 같으면서도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은 오묘함이 있다. 전체적으로 내외부의 많은 공간들이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 그 점 때문에 호텔이 고요하고 편안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싫지 않았다. 묘하다.
 

 
그랜드 조선 제주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건 두 가지로 좁힐 수 있다. 편안한 객실과 맛난 조식. 수영장도, 호텔 내외부의 즐길거리도 별로였지만 결론적으로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이곳에서의 경험 덕에 호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다시 깨닫게 됐다. 그런데 만족스러웠으니 또다시 방문할 예정이냐 묻는다면 그럴 거라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당장 지금도 파르나스에 와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객실과 멋들어진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었다. 그랜드 조선 제주가 산책로를 재정비하고 로비 라운지를 재미있게 꾸며놓는다면 기꺼이 다시 찾겠다.
의외로 다시 갈 마음은 안 생기는 그랜드 조선 제주, 여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