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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3

2020년 1월 11일의 일기/ 슬로베니아 피란에서 일어나서 곧장 커피를 마시러 갔다. 옆에 있는 식당이 열 때까지 앉아있었다. 식당에 첫 손님으로 들어가 값이 싼 고기구이와 와인 4분의 1리터를 마셨다. 배가 부른 채로 숙소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륜형과 110분 동안 통화했다. 륜형이와는 매번 비슷한 애기를 매번 비슷한 분량으로 말한다. 마치 의식 같다. 때가 되면 이런 통화를 한다. 이것이 륜형이에게는 어떤 효용이 있는 줄은 모르겠다. 내게는 안정감을 준다. 물건을 잃어버린 줄 알고 불안해 하다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그것을 확인하는 기분이다. 내게 좋은 친구인 것 같다. 더 친절하게 대해야지. 피란에는 3일째 있는데 질리는 것 없이 좋다. 바다가 정말 넓고 파랗다. 바다 앞에서 점심밥을 먹으며 바라본 바닷빛이 내 청바지 색깔이었으면 좋겠다. 매일.. 2022. 2. 9.
2020년 1월 9일의 일기 / 슬로베니아 피란에서 김숙 누나가 할 마음을 먹었으면 하라고 했다. 2020년 1월 8일자 비밀보장에서. 류블랴나 호스텔에서 만난 한성호씨가 일기를 쓰는 것을 보고 나도 일기를 써보기로 마음 먹었다. 앞으로 내가 매일 쓰기를 바란다. 아니 바라지 말고 써야지. 코페르(Koper)를 버스를 타고 지날 때 바다와 설산이 함께 보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래서 혹시 내가 더 유명하고 덜 아름다운 곳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하지만 코페르에서 본 바닷빛이 그대로 피란에도 있다. 설산은 없지만 너른 바다는 역시 익숙하고 편안하고 좋다. 내일은 바닷가에 있는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자리를 옮겨 점심을 먹어봐야지. 노트북을 들고 가서 아무거나 적어보는 것도 하고 싶다. 어제는 블레드에 갔다 왔고 오늘은 피란에 와있다. 피.. 2022. 2. 8.
또 가고 싶다, 피란 졸라 여행가고 싶다 내가 지금 있는 곳으로부터 멀고 날씨가 좋은 곳이면 좋겠다. 거기에 바다까지 가까운 곳이라면 더욱 좋겠다. 요즘 1월 초에 갔던 피란이 많이 떠오른다. 피란은 슬로베니아의 몇 안 되는 해안 도시이고, 내가 수도 류블랴나에 3일을 머물고 나서 찾은 도시다. 그때 여름에 꼭 다시 와보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느 여름에 다시 갈 수 있을지 참 의문이다. 피란은 바다가 디지게 멋있다. 이곳에 3박을 머물면서 바다를 아주 실컷 봤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나가서 보고, 바닷가 앞에서 점심을 사먹으면서 보고, 매일 해질 무렵에 가장 높이 있는 성당에 가서 봤다. 성당 옆 광장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깊이가 가늠되지 않는 바다가 드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이탈리아 땅이 흐릿하게 보인다. 이 방향은 아래로 ..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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