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기 힘들다, 팬케익 요리사 될 뻔한 사연

자쿠지에 누워 풍문으로 들은 조식 메뉴들에 대해 떠들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조식 뷔페의 자랑은 삼겹살이라고들 한다. 수영장에서 30분 정도 놀았을 뿐인데 허기가 졌고 삼겹살 생각이 마구 났다. 현호에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는 듯이 삼겹살 이야기를 해주었다. 곧장 조식을 먹으러 2층 타볼로24로 갔다.

조식당은 한산했다. 처음에 샐러드 코너 앞으로 좌석을 안내해주시기에 삼겹살 가까운 곳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덕분에 아침부터 멋드러진 송과 동대문을 바라보며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겨자채와 깻잎에 삼겹살 여러 조각을 싸먹으니 만족스러웠다. 보물 1호 앞에서는 역시 한식이 제격이었다. 황태 미역국까지 먹으니 더는 바랄 게 없어졌다. 현호도 이것저것 먹다가 배가 불러졌는지 같이 팬케익을 먹자고 했다.

팬케익 코너로 가니 커다랗고 둥근 철판과 팬케익에 곁들일 재료들만 있었다. 우리는 당황했다. 하지만 5성급 호텔에서 당황한 티를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제나 이 공간이 자연스러운 사람인 것처럼 굴어야 했다. 우리는 눈빛 교환을 통해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진장 자연스럽게 “아~우리가 해먹는 건가보다~”, “맞네~DIY팬케익인가보다~”하며 자연스러운 개소리를 와중애 직원분이 달려오셨다. 그렇다. 5성급 호텔에서 고객이 감히 화기를 다루는 것을 허락할 리가 없었다.
“바구니 안에 있어요!!!!!”
아주 다급한 목소리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철판에 다가가는 우리를 제지해주셨다. 바구니를 들추니 와플과 팬케익 모두 한가득이었다. 당황한 나와 현호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얼굴이 시뻘개졌고, 웃참에도 실패했고, 헛소리도 했다.
“아,,.., 해먹는 거 아니었어요?”
우리의 질문에 직원분이 막 웃었다. 자연스럽기 꽤 어렵다.
JW메리어트 동대문 꿀팁! 팬케익은 이미 만들어져 있으니 드시기나 하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