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우발적 글쓰기

평생의 차애 , 샤이니(SHINee)에 대해

루트팍 2021. 2. 9. 23:04

 

  오늘 카페에 가서 한 시간도 넘게 샤이니 영상을 봤다.

  나는 주기적으로 샤이니 영상을 찾아본다. 다른 아이돌의 경우 노래를 메들리로 듣는 것으로 끝내지만 샤이니는 꼭 영상으로 찾아본다. 샤이니는 보통 기복이 없이 무대를 너무너무너무 잘한다. 샤이니 무대를 보고 있으면 샤이니월드가 된 기분이 들고 샤이니뽕이 차오른다. 그중에서도 특히 많이 찾아보는 영상 몇 개가 있다. '경주 샤이니'를 가장 많이 보고, 재연 콘서트 영상과 뷰 교차편집 무대를 그다음으로 많이 본다. 그리고 '데리러 가' 뮤직비디오도 특히 자주 본다. 오늘도 샤이니 무대 영상을 순회하는 날 중에 하나였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나의 차애였던 샤이니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 졌다.

경주 샤이니, 무대 위 KEY 사랑합니다

 

 

  나는 덕질을 투피엠으로 시작했다. 2008년에 투피엠을 보러 가서 샤이니를 처음 봤다.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과 자본 따윈 필요 없었다. 그냥 방송국 앞에서 기다리면 공개방송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은혜롭다. 마냥 기다리면 투피엠, 샤이니, 동방신기, 원더걸스 등 여러 탑 아이돌을 실컷 볼 수 있던 시절이다. 나는 2PM의 Only you 활동을 보러 매주 거의 모든 음악 방송에 갔고, 덕분에 '아. 미. 고(아름다운 미녀를 좋아하면 고생한다)', '혜야' 활동을 볼 수 있었다. 그때 공개 방송에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른 아이돌 팬들은 샤이니와 동방신기 무대 앞에 숙연해지곤 했다. 그 두 그룹이 존나 잘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절로 황송한 마음이 들고 경건해지는 실력을 가졌다. 지금 유튜브로 봐도 그것이 전해지지만, 오프라인에서 보는 그들의 노래와 춤사위는 더욱 살벌하게 다가왔다.


  그 시절 투피엠과 샤이니는 나름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이와 관련해서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실력적으로 그 두 그룹은 라이벌이 아니다. 투피엠이 못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투피엠은 그렇게 커다란 몸을 가지고 큐티섹시존멋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그룹이다. 그냥 샤이니가 미친 듯이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한다. 정교하고 세심한데 힘이 넘치게 춤을 추는 와중에 쩌렁쩌렁하고 정확하게 노래를 부른다. 매번 샤이니의 무대에 감동한 나머지, 아미고 활동 막바지에 샤이니 팬사인회에 가려면 앨범을 몇 장 사야 하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10장 정도 사면 갈 수 있었다.)

 

 

 

 

  2009년부터는 투에이엠을 열성적으로 쫓아다니게 됐고 그때부터는 샤이니를 볼 기회가 좀처럼 없었다. 당시 행사 단가가 비슷한 그룹끼리 같은 행사에 가곤 했는데 2PM과 샤이니가 한 세트고 2AM과 (구) 비스트가 한 세트였던 것 같다. 한동안 샤이니 구경을 못하다가 '2AM- 어느 봄날' 무대를 보러 가서 드림걸을 무대를 몇 번 봤다. 뮤직뱅크 출근길에서 스탠드 마이크를 이고 지고 가는 매니저를 보고 '오늘 샤이니를 보는구나' 했었다. 그 이후로는 진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그들은 지금까지 줄곧 내 차애 그룹이다. 아마 샤이니 무대로 심장이 뻐렁쳤던 그 시절 여러 아이돌 팬들도 다 그렇지 않을까? 나의 경우, 최애 그룹이 투피엠에서 투에이엠으로 바뀌어도 항상 샤이니 몫의 마음의 방은 같은 크기를 유지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을 모조리 베팅한 투피엠도 투에이엠도 전처럼 좋아하지 않지만, 비교적 최근까지 아주아주 많이 좋아한 엔시티 마크도 이제는 전처럼 좋아하지 않지만, 샤이니는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좋아한다. 오래 간직할 멋진 기억을 선물해준 그들에게 고맙다.

 

 

 

 

  다섯 명이 정말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는 '에브리바디'나 '셜록' 무대를 볼 때 가끔씩 정말 눈물이 난다. '데리러 가' 컴백 무대를 볼 때도 그렇다. 사무치게 멋있고, 그토록 멋있어서 슬프다. 내 생일 무렵이면 눈물이 조금 더 난다. 나와 생일이 같은 종현의 무대를 더는 실제로 볼 수 없는 게 조금 아쉽다. 그럼에도 명불허전 샤이니는 오늘날까지도 샤이니다운 뻐렁치는 무대를 보여준다. 전처럼 마냥 기쁘게만 볼 수는 없지만 정말 그뿐이다. 약간 슬픈 마음과 그들을 좋아하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이 함께한다. 다시 한번 멋진 무대를 보여줬던, 그리고 보여주고 있는 샤이니에게 고맙다.


  그런데 혹시 제 마음이 너무 뻐렁쳐서 그러는데.... 그룹 인사를 '안녕하세요. 빛나고 뻐렁치는 샤이니입니다!'로 바꿀 생각은 없으신지...? 모쪼록 이번 컴백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상 오늘 하루 샤이니에 오지게 과몰입한 (구) 핫티스트 혹은 (구? 현?) 아이엠이었습니다.